경제 - Economy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략적인 Deal 구조와 국민연금의 반대 이유 알아보기

TUSE 2021. 1. 8. 07:51

 

현재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3월에 2조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최근 발행할 주식의 총수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렸고, 이 과정에서 현재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해당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것을 사전적으로 밝히기로 했죠. 물론 정관 변경안은 주주총회에서 통과가 되었고,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스피드웨건처럼, 우리나라 항공사 역사에서 가장 큰 인수 Deal이라고 볼 수 있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에 대하여, 1. 해당 인수 구조를 간략히 파악해보고, 2. 주주총회가 열린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3. 국민연금이 해당 인수를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1. Deal Structure 개요

 

(1)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5천억원(제3자배정 유상증자)+3천억원(교환사채 인수)=8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합니다.

    - 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약 10%의 지분율을 획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 교환사채: 사채발행기업이 보유하는 증권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채권

(1-1) 한진칼은 해당 자금 8천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합니다.

 

(2) 대한항공은 2.5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합니다.

    - 한진칼은 이 중 7,317억원 규모를 출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약 29%의 지분율 유지)

 

(3) 해당 유상증자 대금을 이용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5조원을 인수합니다. (약 64%의 지분율 획득)

    -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합니다. (따라서 총 1.8조의 자금 투입)

 

지분구조를 도식화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구조 관점에서 보자면,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주요주주가 되며, 최근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이슈가 있는 한진일가 분쟁에 산업은행이 어느 정도의 영향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하나의 포인트가 될 수 있겠네요.

 

2. 임시주총 소집 이유

 

상법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회사는 정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이란 해당 회사 조직을 정한 근본 규칙을 말합니다. 상법에는 주식회사의 정관에 꼭 기재하여야 하는 절대적 기재사항(상 289조)를 규정하고 있는데, 회사가 발행할 주식의 총수가 이 절대적 기재사항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위해서는 이 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수정하는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현재 기발행주식수가 약 1.75억 주인데, 정관상 발행할 주식수는 2.5억 주 뿐이라, 2.5조의 유상증자를 위해선 현재 정관상 발행할 주식수는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약 8천만~9천만 주 발행 예정)

 

정관의 절대적 기재사항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건을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올려야 하며,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해당합니다. 특별결의사항이 통과하기 위해선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2/3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의 수가 찬성을 해야 합니다.

 

3. 국민연금의 반대 이유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96%)가 이번 인수 건에 대하여, 두 가지 사항을 들어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1. 인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가 없었다. 2. 아시아나항공의 귀책사유를 계약해제사유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대한항공의 약 7%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 입장에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부적당한 가격, 즉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수하거나, 아시아나항공 내부의 취약점 혹은 문제점을 모르는 상태로 인수하는 것이 결국 대한항공의 가치를 훼손시켜 국민연금 보유 자산 가격을 낮출 것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실사란, 영어로는 Due Dilligence라고 하는데,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해당 매물의 정보를 세세하게 확인하면서 잠재적인 혹은 실질적인 문제가 있는 지 검토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만약 문제가 식별되었을 경우 이를 가격에 반영하거나(즉 가격을 깎거나),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Deal이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법률, 재무, Commercial, 세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내부정보 확인, 시뮬레이션, 인터뷰 등 꽤나 긴 과정을 거쳐 실사가 완료됩니다. (*참고로 저는 주로 cross-border deal의 tax DD를 수행해왔습니다.(지금은 아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governance 측면에서도 우려가 많았던 기업이고, 사실 이렇게 큰 규모의 deal을 실사 없이 너무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충분히 반대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거나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고민하고 함께 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